2016년 미국 대선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가 1일(현지시간) 시작되면서 아이오와주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선거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1, 2위 후보들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터라 투표가 진행되는 내내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각 후보 진영은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쳤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 클린턴이 힐러리 캠프에 합류해 지지자들을 끌어모았고 모델 출신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와 만삭의 딸 이반카 트럼프도 아이오와로 날아와 도널드 트럼프 지원에 나섰다. 투표장 곳곳에는 힐러리 클린턴 뱃지를 단 무리와 도널드 트럼프 모자를 쓴 일행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지지 후보를 연호했다.
후보들은 피말리는 긴장감 속에 전날 밤 늦게까지 유세에 힘을 쏟았다. ‘아이오와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심정으로 같은 당 경쟁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도 서슴치 않았다. 아이오와주 서쪽 끝에 위치한 카운슬 블러프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막판 표몰이에 나섰다. 트럼프는 제럴드 컨 중학교에서, 힐러리는 에이브라함 링컨 고등학교에서 유세를 벌였다.
“맹세컨대 내 이메일에는 결코 국가기밀이 담겨 있지 않다.” 힐러리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절절했다. 힐러리는 경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다시 불거진 이메일 스캔들을 진화하는 데 사력을 다했다. 이메일 스캔들로 인해 아이오와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에게 1위를 내준다면 향후 경선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본선 경쟁력도 상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잊혀질 만하면 이메일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 것은 궁지에 몰린 공화당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지자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호소했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60대 여성 루시 미그달은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꼭 보고 싶다”며 “경험 많은 힐러리가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테드 크루즈 후보의 추격을 의식한 듯 크루즈를 향해 칼끝을 겨냥했다. 트럼프는 제럴드 컨 중학교 유세에서 “크루즈는 새빨간 거짓말쟁이”라고 몰아세웠다. 트럼프는 특유의 언변으로 “이런 크루즈를 누가 좋아하겠나. 동료 상원의원들도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지난 30일 발표된 드모인 레지스터와 블룸버그의 마지막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크루즈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인 5%포인트 이내로 좁혀지면서 트럼프의 신경이 바짝 곤두선 상태다. 트럼프는 또 “오바마와 민주당이 한 일들을 보라. 미국이 얼마나 망가졌고 우리가 얼마나 힘들어졌나”라며 “오바마와 민주당이 저질러 놓은 일들을 바로잡을 사람은 오직 트럼프 뿐”이라고 호소,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라고 밝힌 데이비드 더든은 “트럼프는 진정한 애국자를 알아보는 사람”이라며 “미국을 다시한번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 중부 워털루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의 유세로 열기를 더했다. 샌더스가 “승리의 축포는 우리가 쏠 것이다”고 외치자 유세장을 가득 메운 젊은이들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샌더스는 “클린턴은 몇명 부자들에게 거액의 후원금을 받지만 나는 수백만명의 보통 사람들에게 쌈짓돈을 받아 선거를 치른다”며 “내가 진정 여러분들의 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샌더스는 “쉽게 수만달러를 벌고도 세금을 몇푼 내지 않는 월가는 반드시 개혁해야할 대상”이라고 월가 기득권 세력을 공격했다. 샌더스의 승리는 투표율에 달려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샌더스가 유세 내내 “투표합시다”고 호소한 것은 이때문이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후보는 트럼프를 비난하는 새 광고를 내보냈다. 크루즈는 또 아이오와 유권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그동안 투표율이 낮았으니 이번에는 꼭 투표해야 한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드모인 시
[드모인(아이오와)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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