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로 분류됐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나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가 미국 대권을 틀어쥘 가능성이 첫 경선을 앞두고 진지하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부동산재벌로서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트럼프는 이민자 비하, 여성 차별 등 갖은 논란에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도 거의 확실한 대선주자로 평가받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트럼프와 샌더스가 더이상 농담이 아니다’는 제목으로 이런 현상을 집중 조명하는 분석기사를 1면에 실었다.
민주, 공화당의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를 하루 앞두고 정치 기득권을 전복할 기세를 뽐내고 있다는 게 FT가 소개한 현상의 골자다.
트럼프는 아이오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디모인 레지스터’의 최신 여론조사에서 28%의 지지를 얻어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23%)을 제치고 선두를 지켰다.
같은 조사에서 샌더스도 43%의 지지를 얻어 클린턴 전 장관(45%)을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와는 인구 310만명의 작은 주이지만 이 지역 코커스는 첫 경선으로서 기선제압의 의미가 있어 ‘대선 풍향계’로 불린다.
트럼프나 샌더스가 이곳에서 승리하면 언론의 관심이 커지고 여론의 우호도가 높아져 선거자금도 쏠리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FT는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와 자신이 탐욕스럽다고 공개적으로 시인하는 트럼프가 ‘시대정신’으로 통하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정체된 소득, 악화한 기회 불균등에 분노하는 미국인들에게 두 후보가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그의 구호대로 트럼프가 더 강력한 미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믿는다.
샌더스의 지지자들은 분배에 역점을 두는 샌더스가 모든 국민을 위해 미국을 더 공정하게 변모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 민주당 기득권층에서는 트럼프와 샌더스의 약진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이민자를 헐뜯고 극단적 외교정책을 제시하는 트럼프가 본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게 패배할 것을 우려한다.
애초 공화당에서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두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자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기득권의 지지를 받는 유력 주자로 꼽혔다.
그러나 워커 주지사는 제일 먼저 경선을 포기했고 부시 전 주지사는 디모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를 기록하는 등 군소후보로 전락한 지 오래다.
민주당 기득권층도 미
그러나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와 맞붙었을 때 자신이 클린턴 전 장관보다 승산이 높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이 같은 시각을 일축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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