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점한 중국…"10년내 교역 11배로 늘린다" 양국 합의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린 이란에 중국이 발빠른 정상외교를 통해 선점효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 지도자로는 14년만에 이란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은 2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데 합의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국제 현안과 중동 문제, 양국 관계 등 모든 사안에서 포괄적이고 전략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이란은 특히 교역규모를 10년 안에 연간 6000억달러(720조원)로 늘리기로 뜻을 모았다. 이는 2014년 양국 교역액의 11배에 달하고, 지난해 한중 교역규모의 2배를 넘는다. 양측은 또 시 주석의 방문에 맞춰 경제, 산업 등 분야에서 17개 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들 협약에 중국의 국책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특히 이란의 테헤란∼마쉬하드 구간 고속철 건설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은 또 이란의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가입 신청을 지지하기로 했다. 현재 SCO의 옵서버(참관국) 자격인 이란은 지난해 회원국으로 가입하려고 신청했으나 기존 회원국간 이견으로 무산됐다. 로하니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제재가 해제된 이후 중국과 더 공고한 연대를 맺기로 했다”며 “양국 관계가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란은 중동에서 주요 동반자”라며 “에너지 분야에서 이란과 전략적 협력을 바란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이날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미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공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실크로드 상에 있는 나라들이 협력해야 이 지역의 경제적 균형을 방해하곤 했던 미국으로부터 이익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