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은 포럼 대주제인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로봇·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 혁명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였다. 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삶을 안겨주는 대변혁의 첫걸음이 되는 한편 경제적 측면에서 신성장동력 원천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몰고올 혁명적 변화에 부담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미래기술 진보가 인류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한쪽 방향으로 단정짓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AI로 무장한 로봇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보스포럼이 현장에서 공개한 ‘미래고용보고서’는 3D프린팅, 나노기술, 인공지능,로봇학, 유전자학,생명과학 등이 결합된 4차 산업혁명때문에 앞으로 5년간 500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기술 진보가 선진국과 개도국간 그리고 부유·빈곤층간 격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글로벌 금융기관 UBS의 악셀 베버 회장은 “불평등은 단순히 선진·개도국·신흥국에서만 확대되는게 아니라 부자와 빈자는 물론 젊은층과 노년층 사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일자리를 빼았고 비인간화와 불평등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로봇을 반대하는 시위가 일각에서 지지를 받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 몰고올 여파에 대한 공포심이 상당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조셉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20일 다보스 콩그레스홀 기조연설을 통해 디지털 시대 위협요인들에 대해 경고 목소리를 냈다. 디지털 혁명과 자동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간과하기 힘들다는 인식때문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거대한 기술변화속에서 미래 세계에 대해 더 낙관적이 됐다”면서도 “4차 산업혁명이 패자보다는 더 많은 승리자들을 생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기술혁명이 뉴노멀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며 “공장 자동화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새로운 상황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디지털 혁명이 일자리를 빼앗는 흐름을 가중시키고 이것이 중산층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무인자동차는 매니저들의 임금을 높여줄수있겠지만 트럭운전사 수십명의 일자리를 빼앗을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세션에 패널리스트로 참석한 장야킨 바이두 CEO는“기계가 점점 똑똑해지면서 사람들이 과거만큼 똑똑하지 못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며 “스마트폰을 통한 검색·저장에 익숙해지면서 사람들이 머리로 직접 기억하는 비중이 줄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까지만 해도 우리 두뇌를 좀더 복잡하고 의미있는 사고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데 기술이 더 발달해 인류의 높은 사고력까지 대체하고, 이 기능이 고장나면 사람들이 대처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앤드류 무어 카네기멜론대학 컴퓨터과학과장은 “기술발전에 따른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화이트컬러도 위협받기 시작했다”며 “전반적인 지능을 가진 로봇 등장이 멀지 않았고, 로봇을 통해 더 많은 일이 진행되는데 따른 위협을 어떻게 다룰지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AI, 자동화, 로봇 부상을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며 로봇혁명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수용하는 자세를 견지할 것을 주문하는 참석자들도 많았다. 스튜어트 러셀 버클리대학 컴퓨터과학 교수는 “AI를 검색엔진에 도입하면 현재 1조달러 규모인 검색 산업이 10조달러 규모로 확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두 회장은 “바이두는 벌써 보험·소비자 대출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로봇과 AI가 고객 패턴을 분석해 대출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 변화 세션에 참석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용책임자(COO)는 기술 급부상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전세계가 미래 기술이 가져올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드버그 COO는 “미래기술 부상으로 파괴될 일자리 관점에서 보면 일자리 대책 마련이 주요 이슈가 되겠지만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샌드버그 COO는 “4차 산업혁명이 모든 일자리를 파괴하고 가상현실이 대면소통의 종언을 가져오고,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모두 대체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나델라 CEO도 “4차 산업혁명이 경제적 흑자(an economic surplus)를 창출할 것”이라며 긍정론을 공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4차 산업혁명이 디지털 배당금이 될지 아니면 디지털
[다보스 기획취재팀 = 박봉권 부장 / 노영우 차장 / 김정욱 기자 / 조영민 MBN기자 / 서울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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