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중국발 불안으로 통화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 2016년은 극심한 변동성의 한 해가 될 것이다.”
국제금융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베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대 교수가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6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매일경제 취재팀과 만나 내놓은 경고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중국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움츠러들었다”며 “중국경제가 하강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투자자들을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불투명한 금융시스템과 정부 통제 경제체제도 시장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이켄그린 교수는 “중국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강력한 통제력과 외환보유고 등을 감안하면 경착륙을 피해갈 수 있는 수단은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전미경제학회 현장에서 매경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매경-KAEA(한미경제학회) 포럼’에 기조강연자로 참여한 국제금융학계 거물 학자 마이클 우드포드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 경제를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 금융시장이 사소한 충격에도 굉장히 크게 영향을 받는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우드포드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갈등에서 촉발된 중동지역 정정불안에 대해 “중동이 세계경제 불확실성 근원이 되고 있다”며 “중동 불확실성이 세계 모든 나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도 중동발 경제 불안을 우려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미국 내수경기가 저유가 혜택을 톡톡히 봤고 한국도 저유가 덕을 본게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중동지역 불안이 고조되고 유가가 반등한다면 세계경제 전반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어려움에 처한 사우디가 달러화에 연동돼 있는 사우디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시키려 할 것”이라며 전세계적인 통화전쟁으로 통화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봤다. 또 금융 불안과 극심한 정치갈등이 겹친 브라질 등 위기 상황에 내몰리는 국가들이 더 늘어날
한편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급락세를 딛고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1.77포인트(0.61%) 오른 1930.53에 장을 마치면서 193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6.28포인트(0.93%) 상승하면서 684.07을 기록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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