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자에 올랐던 리허쥔 하너지박막발전(이하 하너지) 회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리 회장은 최근 경영 악화와 주가 폭락 여파로 자산이 95% 이상 증발되는 수모를 겪었다.
태양광 설비업체 하너지 창립자인 리 회장은 지난 5월 20일 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정지된 이 회사 보유 지분 6%를 최종 거래가에서 95%나 할인된 주당 0.18 위안(32원)에 팔았다고 공시했다. 리 회장 지분은 75% 밑으로 내려앉았다.
블룸버그는 “하너지 시가총액이 거래 중단 당시 210억6000만달러(24조6000억원)에서 11억6000만달러(1조4000억원)로 감소했다”며 “리허쥔 자산도 146억달러(약 17조원)가 줄었다”고 보도했다.
하너지 시가총액은 한때 400억달러(47조원)가 넘어 소니나 트위터보다도 높았다. 현재 하너지 가치는 최고 기록 당시의 40분의 1로 떨어졌다.
하너지 주식은 지난 5월 20일 하루만에 47% 폭락한 이후 거래 정지된 상태다. 이 회사는 이후 홍콩 금융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4배 이상 상승했으며 리 회장은 잠시 중국 최고 부호로 평가받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너지는 급성장한 것만큼 추락도 빨랐다”며 “이는 소유구조가 복잡하고 정보 공개가 투명하지 못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하너지 실적은 올해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너지 매출은 21억1800만 홍콩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4% 감소했다. 순손실만 무려 5932만 홍콩달러(약 90억원)에 이
홍콩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하너지 모기업 하너지홀딩스의 지난 4년간 재무감사 보고서, 리 회장의 대출 관련 세부내역서 제출을 요구했다. 공시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주식 거래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하너지측이 요구 수준을 맞추지 못하면서 주식 거래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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