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전 세계 부자들의 이혼 소송 사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전 세계에서 백만장자로 꼽히는 기업인과 자산가들은 이혼 소송 때문에 경제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뼈아픈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이자 프랑스 프로 축구 AS 모나코 구단주인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는 지난해 부인 옐레나와의 23년동안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수조원의 위자료를 물어주라는 판결을 받았다.
스위스 법원은 리볼로블레프가 옐레나에게 45억937만달러(약 4조6000억원)를 지급하고 스위스 제네바의 부동산도 넘기라고 판결했다.
양측은 올해 10월 세부내용을 밝히지 않고 이혼에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폭스뉴스 등 유명 매체를 소유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은 마흔 살이나 어린 3번째 부인의 외도를 의심한 끝에 이혼했다.
머독은 지난 1999년 68세의 나이로 30살의 웬디 덩과 결혼해 두 딸을 낳았다. 하지만 2013년 아내 덩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외도했다고 의심하다가 끝내 이혼했다.
그는 이혼 과정에서 덩에게 수백만 파운드 상당의 뉴욕 맨해튼 펜트하우스를 넘겨줬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머독은 앞서 32년동안 함께 산 2번째 부인 애나 토브와 이혼할 당시에도 7억 파운드(약 1조2000억원)를 위자료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시타델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켄 그리핀은 올 1월 이혼 소송을 진행하면서 아내 앤 디아스로부터 매달 100만달러를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거액의 이혼 소송은 곧 디아스의 사치 논란과 감정싸움으로 번졌고 양측은 반년에 걸친 공방 끝에 11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혼에 합의했다.
재력가 출신에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 아내가 있지만 혼외 자녀를 낳고 이혼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확인된다.
영국 홍보회사 프로이트 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는 매슈 프로이트는 올해 부인 엘리자베스 머독과의 이혼과 혼외자녀 추문으로 논란을 불렀다.
프로이트는 지난 2001년 머독 뉴스코프 회장의 딸이자 1억6000만파운드의 자산가인 엘리자베스와 결혼해 옥스퍼드셔의 저택에서 자주 파티를 열며 호화로운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는 부인 친구와 혼외정사로 딸을 낳았으며 이 사실을 2년 넘게 숨겼다.
엘리자베스는 올해 2월 프로이트와 이혼했지만 이달 초 혼외자녀 사실을 알게 된 뒤 격분해 소송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배우이자 전직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혼외자녀를 둔 사실 때문에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와 헤어졌다.
슈워제네거는 지난 1986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이자 NBC 뉴스진행자인 슈라이버와 결혼했으며, 정치 명문가 출신인 부인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러나 그는 앞서 1997년 과테말라 출신의 가정부와 혼외정사를 가졌고 그해 아들 조지프를 낳았다.
슈워제네거가 14년 만에 이 사실을 시인하자 슈라이버는 2남2녀를 데리고 집을 나갔으며 곧바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부인과 이혼할 엄두도 못 내고 사별한 뒤에야 혼외자녀를 공개한 사례도 있다.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 제조사인 페라리의 피에로 부사장은 창업주인
엔초는 1945년 내연녀와의 사이에서 피에로를 낳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1975년까지 이혼이 불법이었다.
엔초는 본처가 숨진 1978년에야 33세의 피에로를 상속자로 공개 인정했다.
이후 피에로는 페라리의 지분 10%를 물려받았으며 현재 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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