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모든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을 한 2016년 대선 공화당 경선의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정조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선거운동이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라며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백악관이 공화당 특정 후보를 겨냥해 대선 레이스에서의 ‘퇴출’을 주장한 것은 처음으로, 파리 동시다발테러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부 총기난사사건을 계기로 나온 무슬림에 대한 트럼프의 적대적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의 모욕적 주장들이 미국 안팎의 무슬림 공동체를 자극해 극단주의자들의 추가적 도발을 야기하는 등 자칫 자국의 안보를 위협할 소지가 있다고 백악관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는 전날 성명에서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미국 의회가 테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완전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제이 존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주장이 “무책임할 뿐 아니라, 무슬림을 비방해 무슬림사회와의 연대를 저해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반한다”고 밝혔다.
피터 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슬람국가(IS)의 주장을 지지하거나 미국을 무슬림의 신념과 맞서게 하는 어떤 것도 명백히 미국의 가치에 반할 뿐 아니라 국가안보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또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 중인
그는 “전 세계를 다녀보면 우리의 친구와 적이 모두 미국의 담론을 경청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최근 들려온 그런 발언들은 좋게 표현하더라도 건설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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