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가를 부르지 않고 여왕 앞에서도 무릎을 꿇지 않았던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가 소속 의원들 압력에 굴복했다. 영국의 시리아내 이슬람국가(IS) 공습에 대한 의회 표결에서 노동당 의원들에게 자유 투표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노동당은 예비내각 회의를 연 뒤 내놓은 성명에서 코빈 당수의 자유 투표 권고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원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투표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당의 공식 정책은 공습반대로 유지했다.
노동당은 공습안 표결을 앞두고 내부 갈등이 심했다. 톰 왓슨 부당수를 포함한 예비내각 다수가 공습을 지지했지만 코빈 당수는 공습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예비내각 의원들이 당론에 의한 ‘반대표’ 행사를 강행하면 집단 사퇴할 것이라고 압박하자 코빈도 한발 물러섰다. 이번에 당내 반발을 잠재우지 못하고 굴복하는 과정에서 코빈 당수 리더십도 치명타를 입게 됐다. 그는 과거 노동당 토니 블레어 정부 당시 당론과는 반대로 이라크전 참여 반대에 앞장선 적이 있을 정도로 철저한 ‘반전주의자’다.
코빈 당수는 그동안 신념을 지키기 위해 물러서지 않는 독불장군 면모를 보였다. 왕정을 거부하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기념식에서 영국 국가를 부르지 않고 여왕 앞에서도 무릎을 꿇지 않았다.
노동당이 자유 투표를 허용하면서 영국이 IS 공습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보수당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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