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이 수익 악화로 인해 2017년에는 오바마 케어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케어에 참여 중인 다른 보험사들도 같은 처지일 가능성이 높아,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이 오바마케어의 영향으로 올해 4분기 예상 수익을 기존보다 4억2500만달러나 낮추는 등 극심한 실적난에 빠졌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이 수익 목표를 낮춰 발표하자 건강보험 관련주들은 일제히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19일 주주회의를 열고 “오바마케어 건강보험의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2016년 1분기 실적을 검토한 다음 2017년에 오바마케어에 계속 참여할지를 결정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현재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오바마케어 관련 광고를 중단하고, 보험브로커들이 가입자를 새로 모아와도 그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오바마케어 상품의 추가 판매를 포기한 셈이다.
스티픈 헴슬리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손실을 지속할 수 없다. 이 시장은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는 상태며, 개선의 여지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젊고 건강한 이들은 가입하지 않고, 병들기 직전인 사람들이 혜택만 노리고 가입하는 것에 속수무책인 점도 문제로 꼽혔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개인 신청자들이 고정적으로 오바마케어 플랜을 유지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가입과 취소를 반복한다”며 “가입자 규모가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들도 지속 가능한 플랜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
가입자 기준 미국 최대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이 오바마케어에 불참할 경우 그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이탈한다면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요구하거나, 줄줄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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