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복수를 위해 수퍼연합군이 결성된다면 어떻게 진행될까. 지난 2001년 전세계를 충격을 빠뜨린 9.11 테러 이후 전개된 다국적군 활동에서 대략적인 방향을 유추해볼 수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무력사용 개시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한달이었다. 테러 발생 다음날인 12일(현지시간), 부시 전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를 초강경 보복대응을 선언했다. 전군에 준전시 상태에 해당하는 ‘데프콘 3’을 발령하고, 이어 14일 예비군 5만명에 대한 동원령을 내렸다.
테러 직후부터 미국 상공에 요격기를 띄워 항공기 테러 재발을 막는 ‘고귀한 독수리 작전’이 전개됐다. 이어 ‘항구적 자유작전’이란 이름하에 테러조직 본거지로 추정되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테러전 준비가 시작됐다.
동맹국들을 모아 국제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우방국 정상들에게 부시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이 잇달아 전화통화를 갖고 테러 응징을 제안했다.
그달 14일 미 상원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테러보복조치를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모든 무력 사용’ 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같은 날 미 하원은 테러 배후세력 응징, 테러 피해 복구에 필요한 예산 400억달러 지출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어 21일 대테러업무를 총괄할 국토안보국 설치안 발표, 24일 미국 내 테러조직 자산 동결 등 비상조치가 잇달아 시행됐다.
10월 7일엔 탈레반 정권을 축출해 아프간 국민을 해방하고 알 카에다를 분쇄한다는 명목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첫 군사작전이 시행됐다. 탈레반 정권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인도를 거부하자 미국과 영국군이 첫 아프간 공습을 실시한 것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러시아, 캐나다, 호주 등 세계 주요국에 한국까지 합세한 27개국이 가담했다. 지상군 파병국만
전쟁 개시 후 2개월 남짓 지난 11월 13일, 탈레반은 수도 카불을 포기하고 퇴각했다. 핵심 거점 칸다하르마저 12월 7일 함락돼 탈레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와 오사마 빈 라덴이 도주했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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