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에 조성된 인공섬 영유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 충돌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미해군 소속 구축함 라센호를 영유권 분쟁이 일고 있는 난사군도 인공섬 주변 12해리내에 진입시킨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전략폭격기 B-52 두 대를 인공섬 상공에 띄웠다. 중국 측이 지상관제소를 통해 미군 폭격기를 향해 물러날 것을 경고했지만 2대의 폭격기 조종사들은 이를 무시하고 비행을 계속했다.
빌 어번 미국 국방부 공보관은 12일 “지난 8∼9일 폭격기 2대가 괌기지를 출발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난사) 군도 인근에서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했다”며 “중국으로부터 두 차례 구두경고를 받았지만 철저하게 국제법을 준수했고 사고없이 임무를 마쳤다”고 밝혔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은 “국제법에 따라 누구나 공역을 비행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미군은 B-52를 동원해 상시적으로 국제공역에서 비행한다”고 강조, 중국의 남중국해 난사군도 인공섬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본도 중국 견제에 적극 나서며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내년에 동해에서 신형공대함 미사일 발사실험에 나선다. 일본은 약 300억엔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중인 공대함 미사일을 항공자위대 소속 F2 전투기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공대함 미사일 계획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19일 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문제 등에 관해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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