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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꼽히는 ‘캔달 잭슨’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와인 마스터인 랜디 울럼(62)이 지난 27일 샤르도네 블렌딩 세미나 등 각종 와인 관련 행사를 위해 서울을 찾았다. 캔달 잭슨은 1980년대 초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일하던 제시 잭슨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설립한 프리미엄 와이너리다.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라고 밝혀 국내에는 ‘오바마 와인’으로도 알려졌다. 캔달 잭슨의 대표 와인인 ‘캔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는 부르고뉴 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5만5000원대)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와인 명가로 자리잡은 캔달 잭슨의 성공 뒤에는 율럼 책임자의 공이 크다. 그는 대학 시절 우연히 스키를 타러 칠레를 방문했다가 칠레 와인에 매료돼 와인 메이커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오하이오 대학에서 포도재배학과 양조학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 드 로치 와이너리에 입사, 재직기간 동안 드 로치의 와인들을 각종 대회의 1위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그의 활약을 지켜본 캔달 잭슨 창업자는 그를 영입해 1997년 캔달 잭슨의 모든 와인의 생산 과정을 총괄하는 와인 마스터직을 넘겼다. 4년 전 창업자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율럼 책임자는 여전히 캔달 잭슨을 이끌고있다.
캔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는 1983년 전미 와인대회에서 미국 와인으로는 최초로 플래티넘 메달을 수상하고, 23년간 미국 레스토랑 샤르도네 판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그 위상을 이어 오고 있다. 율럼 책임자는 이처럼 뛰어난 와이너리의 유지 비결로 가족경영을 꼽았다. 그는 “가족경영 대신 상장을 택한 와이너리는 빠른 시일 내에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실적을 쫓느라 와인의 품질은 등한시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는 결국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캔달 잭슨도 과거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상장 제안을 받은 적 있지만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신의 한수였다”고 강조했다. 상장한 와이너리 대부분은 결국 파산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캔달 잭슨은 ‘화이트 부르고뉴’라는 이름 대신 포도 품종인 ‘샤르도네’라는 명칭을 와인 병 레이블에 표기한 첫 와이너리 중 하나다. 그 이전까지 와이너리들은 프랑스 유명 와인 재배 지역인 부르고뉴에서 생산된 와인이 아니어도 화이트 부르고뉴라고 표기했다. 와인은 프랑스산이 최고라는 소비자들의 인식 때문이었다. 울럼 책임자는 “캔달 잭슨 창업자는 부르고뉴 지역 와인이 아닌데 부르고뉴라고 표기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와인 병에 화이트 부르고뉴가 아닌 샤르도네 레이블을 붙이는 것은 위험이 따랐지만 우리 와이너리는 독특한 블렌딩과 꾸준한 품질 개선 통해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캔달 잭슨이 길을 튼 덕분에 와인 병에 샤르도네라고 표기하는 방식은 오늘날 일반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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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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