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금융 쇼크와 미국 금리인상 전망속에 된서리를 맞았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다시 늘어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확대 의지를 강력 천명한데다 시장 초미 관심사인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빨라도 12월로 미뤄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주간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값이 급반등했다. 다우종합지수 등 미국 증시는 물론 독일, 프랑스, 영국 증시가 모두 2.5%, 6.8%, 4.7%, 2.9% 큰폭 올랐다. 투자위험이 높은 투자 부적격 채권펀드로도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유입됐다. 펀드평가사 리퍼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신용등급 ‘BB+’ 이하 투자부적격 채권에 유입된 미국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33억달러에 달했다. 주간 기준으로 지난 2011년 10월 이후 4년래 최대치다.
최근 경기하방압력이 커지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당분간은 추가적인 통화팽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자산가격 하락을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덕분이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3일 1년 만기 위안화 대출 기준금리와 1년 만기 예금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낮췄다. 6년 여만에 가장 저조한 경제성장률 성적표를 받아들자 주저없이 금리인하 카드를 또 꺼내든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6번째 금리인하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하 조치에 이어 중국 정부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도 기준 금리와 지준율을 추가로 낮출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한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시중 유동성 확대를 위해 1년 만기 기준금리를 내년에는 1%포인트 넘게 내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중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에 하루 앞서 추가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확대 등 경기부양을 위한 전방위적 대응을 시사했다. 오는 12월께 양적 완화 수준을 재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내년 9월 이후에도 자산 매입을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 유동성 지원강화방침을 명확히했다. 지난주 유럽과 미국증시가 일제히 반등세를 이어간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추가적인 통화팽창 조치가 미국과 유럽의 주가를 견인하며 증시의 10월 르네상스를 가져왔다”며 “투자자들에게 투자 위험을 감수해도 좋다는 파란불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27~28일)때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도 미국 긴축 지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일러야 12월 FOMC때까지 기준금리 인상시점이 연기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설사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들어가더라도 추가금리 인상 속도는 아주 느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분간 글로벌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속에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입질이 잦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위험자산 투자확대가 일시적인 것으로 기조적으로 확대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세계 자산시장이 아직까지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에 의존하는 취약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별 자산의 펀더멘털 개선과 경제 성장이 뒷받침돼야 자금 유입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산 거품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미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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