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17년까지 법인실효세율을 20%대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법인세 인하 계획을 2~3년 앞당기는 것으로 일본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다.
일본 정부는 선·후진국을 막론한 법인세 인하 경쟁에 맞서 2017년까지 법인 실효세율(기업 소득 대비 세금)을 30% 밑으로 내리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지난해 법인세율을 37%에서 34.62%로 내린 데 이어 올해 32.11%로 낮췄으며 내년까지 31.33%로 인하할 계획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9월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법인세를 20%대로 내릴 것”이라고 밝혔는데 시기가 구체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문은 아베 정권이 이번 3차 내각 개편에 맞춰 공격적으로 법인세율 인하 계획의 정비에 나섰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법인세 감세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각국과의 법인세율 인하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다. 영국의 법인세율은 현재 20%로 일본보다 현저히 낮으며 2020년이면 18%로 더 떨어진다. 중국과 독일도 각각 25%, 29.66%로 일본보다 낮은 상황이다.
또 최근 대략적 합의가 이루어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SMBC 닛코 증권의 미야마에 고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투자 환경이 TPP 역내 다른 국가들보다 뒤쳐지면 일본 및 해외 기업들이 일본에 대한 투자를 줄여 경제 성장이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법인세 감세를 통해 일본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 환경을 정비하고자 한다.
다만 법인세율이 2017년까지 20%대로 낮아지면 2016년도부터 단순계산으로 5000억엔(약 4조 8500억원)이 넘는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재무성과 총무성은 세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기업의 사업규모에 따라 과세하는 외형표준과세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이 방식은 자본금 1억엔 이상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중소기업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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