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과 손잡고 또 한번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자리를 다지기 위해 애플의 ‘모바일’과 시스코 ‘통신장비’ 강점을 융합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이익을 거의 독차지하고 있는 애플이 취약한 기업용 시장의 장악력을 키우려는 시도여서 스마트폰 경쟁업체인 삼성전자 등에 적잖은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글로벌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의 기업네크워크 기반 위에 애플 모바일 기기가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시스코와 맺었다고 밝혔다. 쿡 CEO와 챔버스 회장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스코 연례 영업임원 전략회의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제휴를 위해 두 회사 수장이 직접 뛰었으며 지난 10개월간 협력방안을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협력은 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업무와 연동하려는 시도다. 이에 앞서 애플은 IBM과 지난해 사업제휴를 맺고 기업용 앱을 개발했다. IBM 직원들은 기업 고객에게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애플이 기업시장 공략에 매달리는 건 아이패드 판매 부진과도 무관치 않다. 아이패드 판매량은 6분기 연속 감소했다. 새로운 판매처 확대가 절실한 것이다. 지난 7월말부터 챔버스 회장의 CEO 자리를 물려받은 척 로빈스 신임 CEO는 보다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하길 원해 양사간 이해관계가 맞아떨
애플과 시스코가 손을 잡았지만 이들은 한때 적대관계에 있었다. 시스코가 먼저 선보였던 인터넷 전화 이름이 ‘아이폰’이었는데 이를 애플이 가져가자 시스코가 2007년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양사는 이 소송 이후 한달이 지나 타협점을 찾았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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