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수출 부양을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극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2298위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날의 6.1162위안보다 1.86% 높게 고시한 것으로 사실상 위안화 가치를 절하시켰다. 이는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절하폭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위안화 가치는 약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수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경기가 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온 바 있다.
최근에는 주가마저 폭락하면서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다른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도 비슷한 자국통화 절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와 한국, 인도 등에서 최근 몇 달 사이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고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 금리 인하에 나선 바 있다.
도쿄 소재 모넥스 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선임 전략가는 “다른 아시아 통화가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사이 위안화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은 이미 통화 및 재정, 주가 부양책을 썼으며 위안화 절하만 유일하게 동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절하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싱가포르달러와 한국의 원화, 대만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으며 이날 중국의 조치는 통화 평가절하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양산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위안화 거래를 더 개방하고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환율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의 조치가) 지난 주말의 부진한 무역 지표에 대한 대응은 아니라고 본다. 이는 SDR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시장 중심의 매커니즘을 가질 필요가 있고, (환율의) 변동성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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