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급 자리를 모두 없애는 파격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미국 쇼핑몰 ‘자포스’ 토니셰이(42·사진) CEO가 이번엔 캠핑카 형태의 트레일러로 이사를 간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1조원 대 자산을 갖고 있는 백만장자이지만 형식이나 다른 사람의 이목을 살피지 않는 자유분방한 삶이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라스베이거스리뷰저널 등에 따르면 셰이 CEO는 최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23층 럭셔리 아파트를 매각한 후 라스베이거스 교외의 트레일러 공원에 위치한 작은 크기의 캠핑카 주택을 임대했다.
해당 공원에는 30대 정도 규모의 캠핑카 주거지가 조성된 곳이다. 해당 캠핑카는 18㎡ 넓이로 협소하다. 렌트하지 않고 구입을 해도 싯가가 약 4만8000달러(52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아파트에 살 때 보다 훨씬 많은 이웃을 만날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현재 8억4000만달러(약 9000억원)에 달한다. WP는 “그 정도 능력이면 캐러비안해의 섬이나 바다 조망의 대궐같은 저택을 사들일 수도 있을텐데 먼지쌓인 허름한 캠핑카에 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셰이CEO는 자신의 캠핑카 주택이 아쉬울 게 없을 정도로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쇼파겸용 침대 1개, 2대의 텔레비전을 비롯해 깔끔한 스테인리스 주방, 블루투스 오디오 등이 가구의 전부다.
그는 자신의 집에서 이웃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벌이거나 액션영화를 같이 즐긴다. 그의 검소함과 돈에 구애받지 않는 태도는 동료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다. 자포스의 투자자 중 한 명인 에릭무어씨는 비즈니스인사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만약 100만 달러를 갖고 있다면 그는 99만9999달러를 회사와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하고 1달러가 들어있는 통장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그가 창고나 다름없는 캠핑카로 옮겨간 배경에 대해 그의 ‘벤처정신’을 지목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리콘밸리는 창고에서 시작한 스타트업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곳이다. 그 역시 매일 자신의 출발점이 된 벤처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각오를 스스로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셰이 CEO는 최근 온라인의류쇼핑몰인 자포스가 사내 관료주의 때문에 혁신이 둔화되고 있다고 판단해 부장·과장 등 매니저급 직급을 폐지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직원들은 사표를
그는 대만 이민자의 아들로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인터넷기업 링크익스체인지를 창업해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다. 이어 1999년에 자포스를 창업해 키운 뒤 2009년에 12억달러를 받고 아마존에 매각했다. 그는 매각 후에도 CEO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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