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저임금 인상 바람이 부는 가운데 영세업자의 50% 이상이 인상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최저임금이 오르면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소기업은 재정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 경영진 멘토링 회사인 비스타지와 함께 연 매출 2000만 달러(약 223억원) 이하의 소기업 728곳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1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연방 최저임금(시급 7.25달러)이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과반수인 50.15%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49.85%는 인상에 동의했다.
영세업자가 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미 대부분의 영세업자들이 직원들에게 연방 최저임금보다 많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연방 최저임금이 오르면 임금 경쟁이 벌어져 영세업자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염려한다는 뜻이다. 조사에 따르면 영세업자의 75.07%가 연방 최저임금보다 더 높은 시급을 주고 있다고 대답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시카고시의 한 케이크 가게 사장 베스 케시는 “카운터 직원에게 이미 주 정부의 최소 시급보다 75센트 많은 시간당 9달러를 지급하고 있다”며 “안 그래도 힘든 상황인데 최저임금 인상을 따를 형편이 안된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시가 2020년까지 법정 최저시급을 15달러로 올리기로 의결하자 도시를 떠나려는 영세업자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최저 임금이 캘리포니아의 다른 지역을 포함한 다른 주의 최저 임금보다 높아지면 기업이 고용을 줄이고 기업들이 도시를 아예 떠날 것이라
직원 180명의 작은 트럭 생산업체 ‘로얄 트럭 바디’는 캘리포니아의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들리 디 조니아 로얄 트럭 바디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회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공장 이전 배경을 설명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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