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지 여사가 중국 공산당의 초청으로 10일부터 14일까지 중국을 처음 방문한다. 수지 여사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미얀마 야당 민족민주동맹(NLD)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모두 만날 예정이다.
중국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 시절 군사독재 정권을 지원했고, 수지 여사는 중국에 비판적이었다는 점에서 시진핑 지도부가 수지 여사를 초청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한 관영매체들은 10일 수지 여사의 방중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수지 여사의 방중이 중국-미얀마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평가했고, 특히 중국망은 수치여사의 일생을 정리한 특집 화보를 게재하기도 했다. 중국망은 수지여사가 미얀마 군부로부터 20여 년간 가택연금을 당한 역경을 언급하며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남편, 자식들과 이별하는 아픔을 감수했다”고 소개했다.
‘민주화’라는 단어에 극도로 민감한 중국에서 수지 여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환대 분위기를 조성하는 배경에는 최근 미묘하게 바뀐 중-미얀마 관계가 있다.
지난 2011년 수지여사 가택연금을 해제하고 민주화를 추진중인 미얀마 정부가 개혁개방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급속도로 가까워진 것. 10일 AP통신은 “미얀마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이 민주화 개혁을 거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우려한 중국이 (미얀마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사회주의를 견지하며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수지여사를 비롯한 민주진영 탄압을 이유로 서방 각국은 미얀마에 대해 20년 넘게 경제제재를 가했다. 이 기간 미얀마는 중국 투자에 의존했다. 2010년엔 중국의 미얀마 투자가 83억 달러(약 9조 원)로, 전체 외국인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3월 정권을 잡은 테인 세인 대통령이 민주화 개혁에 나서면서 친중 노선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건은 2011년 9월 미트소네댐 건설 중단 결정이다. 당시 미얀마 정부는 중국과 건설하기로 합의했던 36억달러 규모의 미트소네 댐 건설을 환경단체 반대를 구실로 중단해버렸다. 그러곤 두 달 후 미얀마는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하기에 이른다.
테인 세인 정부에 대한 ‘감정’은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봉황망은 10일 수지여사 방중소식을 전하며 “최근 들어 미얀마 군부의 개혁이 퇴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정부의 최근 외신기자 추방과 소수민족 탄압 사례 등을 언급했다.
마침 수지 여사가 이끄는 NLD가 오는 11월 미얀마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중국은 대놓고 수지여사에 베팅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봉황망은 칼럼을 통해 “중국은 수지여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수지 여사를 통해 새로운 중-미얀마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은 또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지와 바다의 신실크로드 계획)’ 추진에서 미얀마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협조를 부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지 여사의 이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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