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사태가 이어지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국민의 메르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7일(현지시간) 서울 주재 필리핀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있는 필리핀인에게 메르스 감염을 피하기 위한 예방책을 배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필리핀 정부는 한국 내 상황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한국 내 필리핀인들에게 모든 필요한 예방책을 취하라고 당부했다. 한국에는 최소 5만5000명의 필리핀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자국민에게 당분간 한국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베르나마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힐미 야하야 말레이시아 보건차관은 7일 “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은 보통 3주일로, 한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은 열이 없더라도 주의해야 한다. 3주일 안에 어떤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신고하고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도 메르스 발병국에 관광객을 보내거나 발병지역에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여행업계에 권고했다.
베트남 보건부는 메르스 감염 의심이나 확진 환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4개 신속대응팀을 구성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8일부터 12일까지 베이징(北京)과 닝샤(寧夏)회족자치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7차 한중 고위언론인 포럼을 무기한 연기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이와 관련 “양측의 현안 업무상 연기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우려한 중국 측의 요청에 따라 행사가 연기된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이 행사는 21세기 한중교류협회와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지난해까지 6년째 진행해 온 양국 고위급 언론인 간의 연례 교류행사다.
홍콩에서도 한국 평택성모병원 등을 취재하고 돌아온 기자들이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이자 홍콩기자협회가 유행병 취재 지침을 발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자들은 7일 검사에서 메르스 음성 반응을 보였다.
홍콩 보건당국은 최근 한국 서울 여행 시 병원을 다녀온 적이 있는 남성과 여성 각각 한 명이 7일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이자 격리한 채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미생물학자인 호팍렁(何柏良) 홍콩대 교수가 한국에서 메르스가 발발 한 지 2주 이상 지난 뒤 메르스 감염자가 치료받은 병원 명단이 공개된 것을 두고 “터무니없다. 바이러스가 한국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일부에서는 한국 당국의 조
그러나 중국과 홍콩 당국은 한국에 대한 여행을 통제하는 등 고강도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홍콩에 격리된 75명과 19명도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으면 잠복기가 끝나는 9일께부터 격리 관찰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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