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자본금이 당초 계획됐던 금액에서 2배인 100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중국이 중요 의제 거부권을 가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AIIB 수석교섭관 회의에서 설립 자본금을 원래 계획했던 5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약 109조 2200억원)로 늘리는 데 참가국들이 합의했다.
본래는 AIIB의 자본금을 500억 달러로 시작해 2~3년 뒤 두 배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했다. 하지만 AIIB 참가국들이 급증하면서 중국이 설립 자본금을 늘려 경영을 안정시키자고 제안해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향후 수년내 늘어날 전체 자본금 규모도 2000억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손잡고 아시아국가 인프라 건설에 향후 5년간 약 11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일간 아시아 개발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또 중국 지분율은 각국 우려를 반영해 25%를 넘는 선으로 조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출자 비율 변경 등 중요 의제에 관해서는 “의결권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조항을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분율 25%를 보유한 중국이 반대하면 통과될 수 없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이것이 중국의 거부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은 유럽 국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스스로 거부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일정 수준 이상 지분율을 확보해 거부권에 준하는 권리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AIIB 참가 의사를 밝힌 57개 창립회원국 관계자들은 싱가포르에서 20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비공개 회의를 열어 AIIB 운영 원칙 등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조시영 기자 / 정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