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러시아가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크림 자치공화국의 30대 여성 검찰총장이 화제다. 주인공은 나탈리야 블라디미로브나 포클론스카야. 이제 35세에 불과한 이 여성총장은 당찬 기개에 미 미모까지 더해져 지난해 3월 11일 크림 자치공화국 검찰촐장에 임명될 때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임명된지 이미 1년이 지났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특히 일본의 관심은 유별나다. 검찰총장에 임명된 직후 그에게 ‘냐샤-나타냐’란 애칭을 붙이고 ‘숭배자’ 모임을 결성하는가 하면 그를 미화하는 각종 애니메이션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지난 3월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인한 국제적인 대(對)러시아 제재에도 불구하고 크림을 방문, 포클론스카야 총장을 만나기도 했다. 유키오 전 총리는 당시 크림 자치공화국과 일본간 우호협회 설립을 제안하면서 “러시아 측에서 포클론스카야가 회장을 맡는다면 일본에서는 누구든 (회장직을) 맡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클론스카야는 1980년 3월 18일 당시 소련의 보로실로프(현 루한시크)주 미하일로프카에서 태어나 1990년대 후반, 가족과 함께 크림 공화국으로 이주했다. 2002년 현지 대학을 졸업한 후 우크라이나 검찰청에서 보조 검사로 경력을 시작해 2010~2011년 크림공화국 검찰청에서 조직범죄를 담당하는 감시법률 집행부의 차장을 지냈다.
그리고 지난해 크림 자치공화국 검찰총장직이 공석일 때 선뜻 이 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러시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이하 MK)지 21일자 인터넷판은 “남성 (검찰총장) 후보가 몇명 있었는데 누구는 아내가 반대해서, 누구는 갑자기 어디가 아파서, 그리고 다른 누구는 솔직히 겁난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했다”고 당시 사정을 전했다.
포클론스카야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체제 편입을 주장한 ‘유로마이단’ 시위를 강력히 비난하는 가하면 친(親)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축출을 “반헌법적 쿠데타”로 규정하는 등 친 러시아 강성 이미지를 그대로 표출해 왔다. 우크라이나 현 정부는 포클론스카야 총장에게 ‘반역죄’를 적용,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이에 맞서 포클론스카야 검찰총장이 다시 한번 기개(?)를 과시했다. MK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일 자신에 대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수배령을 ‘선전용’이라고 일축하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배령과 관련)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단 한 장의 관련 공식 서류도 보지 못했다. 그네들이 그냥 PR을 하고 있는 것이다”면서 “우리를 수배한 사람들에게 말한다. 나는 심페로폴시(市) 세바스토폴가(街) 21번지 검찰청사 집무실에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있다”고 공언했다. 잡을 테면 잡아가라는 얘기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검사들이 아마추어들이라고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 측의 근거없는 비난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합당한 대응을 할 것이지만 나는 지금 그 비밀을 공개하지 않겠다”면서 “놀라게 해 줄 것이다”고 공언했다.
30대 당찬 여 검찰총장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어떤 ‘깜짝’ 대응 카드를 내놓을 지 궁금해진
포클론스카야 검찰총장이 러시아법에 따라 지난 20일 공개한 (공직자) 재산내역에 따르면 그가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은 192만6천2 루블(4217만9443원. 1루블=21.90원)로, 전액 봉급이었다. 자산은 116.6㎡ 아파트 한 채로, 자동차도 부동산도 없다고 신고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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