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비니 교수 |
닥터둠(극단적 비관론자) 꼬리표를 떼고 현실주의자(리얼리스트)로 변신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9년여만에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몰아닥칠 것이라는 경고를 일축했다. 28일 개막 이틀째인 밀켄글로벌콘퍼런스가 열리고 있는 베버리힐튼호텔에서 기자와 만난 루비니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부터 시작해 많은 전문가들이 기준금리 인상이 초래할 금융시장 충격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그 이유로 이미 연준이 수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해 시장이 대비를 하고 있는데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중 장기금리 폭등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 국채시장으로 대거 유입, 기준금리 인상에도 소위 ‘옐런코넌드럼(수수께끼)’현상이 장기금리를 억눌러 본드런(채권 대인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장모멘텀이 미미한 한국경제에 대해 루비니 교수는 “중국경제 둔화세가 뚜렷하고 다른 지역경제 성장세도 미미하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이 확 늘어나기 힘들다”며 “경기가 안좋을때 재정정책만큼 큰 효과를 발휘하는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루비니 교수는 “한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수단을 활용하는데 상당히 주저하고 있다”며 “경기부양을 위해 내수를 확대하고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재정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1분기 성장률이 실망스럽다.
- 좋지 않은 겨울날씨에다 서부항만 컨테이어 기사 파업 등 일시적 변수때문에 1분기 성장률이 좋지 못했다. 강한 고용시장 회복과 저유가에 따른 유류비 절감에도 가계가 소비를 확 늘리기보다는 디레버리징(부채축소)과 저축에 무게중심을 둔것도 성장률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저유가 흐름이 추세적인것인지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기업 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에너지섹터 투자는 저유가 역풍으로 확 쪼그라들었다. 그렇다고 미국 경제가 앞으로 심각한 장기저성장(세큘러스태그네이션)국면에 빠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미국 경제는 2분기에 반등, 전분기 대비 연율로 2.5% 성장을 할 것으로 본다. 다만 1분기 성장률 급락때문에 하반기 내내 3% 가까이 성장하더러도 올해 전체 성장률은 2.4%에 그칠 것이다.
▶밀켄콘퍼런스 참석자중 상당수가 주식시장 거품에 대해 경고했다.
- 지난 10년간 평균 주당순익 대비 주가가 몇배인지를 보여주는 케이스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기준으로 뉴욕증시 밸류에이션은 과거 평균치를 소폭 넘어선 상태다. 이처럼 일부 거품(frothiness)이 끼어있지만 증시전반에 거품이 들어찬 상태는 아니다.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 양적완화로 유동성도 풍부하다.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 고수익을 좇아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자금이 갈수 밖에 없다. 물론 앞으로 자산값이 계속 상승하면 큰폭 조정이 올수 있다. 하지만 당장 올해는 아니다. 내년 하반기나 2017년에나 걱정할 얘기다.
▶연준 기준금리 인상시점은
- 9~12월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준금리 첫 인상시점이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후 추가금리 인상 속도다. 연준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대신 서서히 진행할 것이다. 2018년께 연방기준금리는 3.5% 를 크게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이는 과거 정상적인 기준금리수준(5.25~6.50%)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IMF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초긴축발작(수퍼테이퍼탠트럼)을 경고했다.
-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소위 ‘옐런코넌드럼(수수께끼)‘현상이 발생, 시중 장기금리 오름폭이 크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04년 이후 2년여간 당시 옐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은 경기과열을 막기위해 기준금리를 1%에서 4.75%로 확 올렸지만 시중장기금리는 생각만큼 상승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몰라 그린스펀 의장은 채권코넌드럼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린스펀 후임 벤 버냉키 전연준의장은 중국등 글로벌 저축잉여(glut)가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장기금리를 끌어내린게 채권코넌드림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옐런코넌드럼 배후는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로 풀린 글로벌유동성잉여다. 잉여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 국채시장으로 유입돼 장기
[로스엔젤레스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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