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히트한 만화영화 ‘빅히어로 6’ 에선 주인공 히로가 뇌파로 움직이는 마이크로봇을 발명해 조종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렇게 영화에서나 볼 법한 뇌파로 움직이는 ‘드론’이 현실 속에서 등장하기 시작해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 전 구글 부사장은 지난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사이버스페이스 총회장에서 인간의 두뇌로 조종하는 ‘드론’기술을 시연했다.
빈트 서프는 인터넷 통신규약(프로토콜)인 ‘TCP/IP’기술을 창안한 바 있다. 서프가 시연해 보인 드론 기술은 독일의 서프넷이라는 연구소에서 개발한 무선조종 드론이다. 서프는 이 뇌파조종 드론의 ‘조종기’ 격인 헤드셋을 머리에 착용하고 드론을 직접 움직였다. 이 헤드셋은 두피에 전극을 접촉시켜 뇌 활동에 따라 변하는 뇌파를 측정해 명령 신호로 바꾼뒤 드론에 전달한다. 영화 빅히어로에서 히로가 손바닥 모양을 상상하면 마이크로봇이 합체해 손바닥 모양으로 변신하는 것처럼 드론을 왼쪽으로 이동시키려면 양손을 왼쪽으로 이동하는 상상을 하는 식이다.
문제는 정확한 신호를 전달할 만큼 조종하는 사람의 뇌파가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드론을 조종했던 서프는 드론을 상륙시켰다가 착륙시키는 것만 했을 뿐 자유롭게 조종하진 못했다. 서프는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상용화 까지는 아직까지 많은 과제가 있다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런 ‘뇌 비행(brainflight)’ 프로젝트는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해 초 포르투갈에서는 조종사 뇌파만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테스트가, 지난해 독일 뮌헨공대에서는 생각만으로 모의 비행기를 이착륙시키는 실험이 시연된 바 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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