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에 연루된 기업이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기업인 OAS 그룹은 이날 상파울루 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과 관련해 이뤄진 기업의 파산보호 신청은 지난해부터 연방경찰과 연방검찰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 이번까지 세 번째다.
OAS 그룹의 파산신청은 5개 자회사의 부채가 79억헤알(약 2조 7400억원)로, 브라질에서 이루어진 파산신청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OAS 그룹은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이 터진 이후 금융기관의 대출이 묶이면서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앞서 대형 건설업체인 알루미니 엔지니어링과 가우바웅 엔지니어링도 법원에 파산신청을 낸 상태다. 알루미니는 10억헤알, 가우바웅은 16억헤알의 부채를 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경찰과 연방검찰의 조사에서 대형 건설업체들이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뇌물 가운데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주요 정당에 흘러들어 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은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방검찰은 최근 여야 유력 정치인 15명의 선거자금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페트로브라스와 거래 관계에 있는 대형 건설업체들이 이들 정치인에게 기부 형식으로 선거자금을 불법으로 제공한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지난달 15일 전국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는 180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시위 현장에서는 부패·비리 척결과 노동자당 정권 퇴진, 대통령 탄핵 등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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