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대선, 부하리 4번 도전 끝에 대권 탈환
쿠데타로 집권한 지 2년 만에 쿠데타로 쫓겨났던 무함마두 부하리(72) 전 군부 통치자가 4번의 대선 도전 끝에 30년 만에 아프리카 최대 인구국이자 최대 산유국 나이지리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INEC)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제1야당 범진보의회당(APC) 부하리 후보가 36개 주와 연방수도 특별자치구에서 52.4%를 득표, 43.7%에 그친 조너선 후보를 물리쳤다.
이로써 군정 종식 이후 16년간 장기집권해온 인민민주당(PDP)이 처음으로 정권을 내놓게 됐다.
선거에서 패한 PDP 후보 굿럭 조너선(57) 대통령은 이날 부하리 후보에게 당선 축하전화를 걸어 패배를 인정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부하리 후보 선거캠프 셰후 가르바 대변인은 “조너선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패배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예’라고 답하고 ‘부하리 장군이 (권력이양을) 기꺼이 수락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부하리 후보 측이 승리를 선언하자 북부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카노 시 거리에는 수천 명의 시민이 쏟아져 나와 환호하며 당선을 축하했다. 오토바이와 차량들도 헤드라이트를 켜고 요란하게 경적을 울리며 축하퍼레이드를 펼쳤다.
라이 무함마드 APC 대변인은 "나이지리아에서 집권여당이 순수하게 민주적 수단에 의해 권력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써 부하리 후보는 4번째 대권 도전에서 민주적인 방법으로 다시 권력을 잡고 앞서 2011년 대선에서 조너선 후보에게 당했던 패배도 설욕하게 됐다.
부하리 후보 대변인 가르바는 "선거는 이겼지만 우리는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가 무슨 속임수를 쓸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 외무장관은 30일 공동성명을 내고 나이지리아 대선과 총선 개표 과정에 정치적 개입이 자행될 징후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부하리 후보는 남부 유전지역의 소수 부족 출신 기독교도인 조너선 후보와 달리, 농업과 유목이 주요 산업인 북부 출신의 이슬람교도다.
육군 소장 출신의 부하리는 1983년 민간정부의 부패와 경제정책 실패를 이유로 무혈 쿠데타로 집권했으나 2년만에 또다른 쿠데타로 권좌에서 축출된 경력이 있다.
그는 집권기간 국가 기강을 세우는 캠페인을 벌여 한때 국민의 지지를 얻었으나 재판 절차 없이 인신을 무기한 구속할 수 있는 비상조치를 내리는 등 무리한 정책으로 인해 결국 또다른 쿠데타를 유발했다.
이번 대선에서 그는 보코하람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에 맞서는 데 그의 군 경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과거 집권 당시 강조했던 청렴·강직한 이미지가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정치분석가들의 평이다.
북부 출신 무슬림인 부하리는 6년간 1만 3천 명 이상을 살해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과의 전쟁 종식과 유가 하락으로 인해 휘청거리는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당초 2월 14일로 예정됐던 이번 선거는 보코하람의 공격을 이유로 6주 연기됐으나 여전히 투표 당일 보코하람의 투표소 테러로 41명이 숨지고 처음 도입된 유권자 인증카드의 기술적 결함 등으로 일부 지역에서 투표가 하루 연장되는 등 극심한 긴장과 혼란 속에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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