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로 미국 기업들이 실적 리세션(earnings recession) 국면에 본격 진입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달러강세에 따른 미국기업 실적 악화가 본격화되면 뉴욕증시 랠리 발목을 잡을수 있다는 진단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지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가장 큰폭으로 기업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역사상 가장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강달러 추세때문이다.
실적집계 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만해도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S&P 500기업 이익이 올해 1분기에 전분기 대비 9.5% 증가하고 올해 전체적으로 11.6% 늘어날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강달러추세가 본격화되면서 이제는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하고 올해 전체적으로 이익증가율이 2.1%에 그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6개월 사이에 이처럼 큰폭으로 연간 이익전망치를 확 내린 것은 지난 2008년 4분기~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S&P500기업 이익 증가율이 전년대비 2.1%에 머물 경우, 이는 지난 2009년 이익이 7.9% 감소한 이후 가장 낮은 이익증가세로 기록된다. 특히 팩트셋은 해외 매출비중이 50% 이상인 기업들의 경우, 1분기에 전분기 대비 이익이 11.6%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S&P500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매출의 46%를 해외시장에서 거뒀다.
로이터 통신도 강달러가 올해 미국 기업실적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어메리카(BoA)메릴린치는 미국기업들이 전년 분기 대비 실적이 2분기 연속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실적 리세션에 직면해있다고 경고했다. BoA메릴린치는 1년 기준으로 달러가치가 25% 상승하면 역사적으로 시장 주당순이익이 10%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당순이익 감소는 곧바로 주가하락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강달러는 해외시장에서 미국기업 제품값 인상요인으로 작용,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또 미국기업들이 해외에서 올린 매출·이익을 달러화로 환산할때 규모가 줄어들게돼 실적악화요인으로 작용한다. 올들어 유로화대비 달러화는 12% 급등했다. 1년전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27%에 달한다.
골드만삭스 데이비드 코스틴 주식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는 미국기업들이 엄청난 맞바람에 직면해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12개월내에 달러대비 유로화가 12%
뉴욕소재 리차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스의 리처드 번스타인 전략가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미국기업 특히 (해외 매출비중이 큰) 다국적 기업이 직면한 강달러 (부정적인)여파는 앞으로 3~7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봤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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