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잠들면 며칠씩 깨질 못하는 일명 '졸음병'이 카자흐스탄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어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아이들이 병원 침상에 잠들어 있거나 부축을 받아야 움직일 정도로 비틀거립니다.
졸음을 이기질 못한 탓입니다.
이 마을의 놀이터는 텅 비어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북부에 위치한 카라치 마을에서 이른바 '졸음병'이 시작된 건 2013년 4월입니다.
환자가 늘면서 1년 만에 마을 주민 680명 가운데 20%가량이 졸음 병에 걸렸습니다.
병에 걸리면 신체 마비, 방향 감각 상실, 기억 상실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환각증세를 보입니다.
심지어 한번 잠들면 며칠씩 깨질 못합니다.
수차례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봤지만, 아직 발병 원인조차 파악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졸음병 환자의 뇌에 부종이 퍼져 있는 정도만 확인됐을 뿐입니다.
주민들은 마을 주변에 있는 우라늄 폐광에서 유해물질이 나와 병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폐광과 졸음병은 무관하다고 보고 있지만, 일단 주민들을 집단 이주시키고 조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