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핵실험 재개론`…핵무기 노후화 핑계

"미국이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중단했던 지하 핵실험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노후화된 핵무기 성능 점검과 차세대 핵무기 개발을 위해 새로운 핵실험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다.
내년 1월부터 상원 군사위원장을 맡는 맥 손베리(텍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29일(현지시간) LA타임스 등 언론에 "설계수명이 지난 노후화된 기계를 계속 돌린다면 그것은 살얼음판을 걷는 행위”라면서 핵실험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베리 의원은 특히 "국가안보의 기반이 되는 핵무기에 대해 (실험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방장관의 후임 하마평에 올라 있는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핵무기가 노후화되면서 신뢰도가 의심스럽다”며 "새로운 핵탄두를 만들어 핵실험에 나서야 한다”고 가세했다.
냉전이 끝난 이후 미국은 러시아와의 핵무기 감축 합의에 따라 1967년 3만1000 개에 달하던 핵탄두를 4800개 수준으로 감축하고 지하핵실험도 유예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핵무기 설계와 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면서 관련 시설이 있는 텍사스 주의 팬텍스 공장과 테네시 주의 Y-12 국가안보단지 등은 심각한 노후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언론은 특히 11·4 중간선거를 계기로 보수 성향의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새로운 핵실험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