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인 여고생 피살 다룬 팟캐스트 '시리얼' 돌풍

15년 전 한인 여고생 피살 사건을 다룬 미국의 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전세계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1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얼'(Serial)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초부터 배포되기 시작한 팟캐스트가 전례 없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시리얼'은 1999년 미국 볼티모어주에 사는 한인 여고생이 살해된 실화를 다룬 일종의 논픽션 라디오 드라마입니다.
　
당시 역시 고교생이던 피해자의 남자친구 '아드난'이 범인으로 지목돼 30년형을 선고받았는데 '시리얼'의 제작자이자 사회자인 새러 쾨니그는 사건을 재구성해 아드난이 진범이 맞는지, 아니라면 진실이 무엇인지를 파헤칩니다.
　
탐사보도와 범죄수사 드라마, 일일연속극, 멀리는 찰스 디킨즈식 연재소설의 요소를 두루 갖춘 이 색다른 팟캐스트는 영미권을 중심으로 초기부터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모았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은 물론 캐나다, 영국,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 등의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 순위 상위권에 고정되고 새 에피소드가 나오면 할리우드 유명감독까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감상평을 잇따라 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한시간 안팎 분량의 에피소드가 배포돼 현재까지 모두 8개 에피소드가 나왔는데 자체 홈페이지나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 등을 통해 매주 평균 100만건 이상이 다운로드됩니다.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의 다운로드수는 500만건을 넘었습니다. 애플은 '시리얼'이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다운로드 수 500만건에 도달한 팟캐스트라고 밝혔습니다.
　
팟캐스트는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스마트폰이나 MP3플레이어를 통해 구독신청을 해 놓으면 자동으로 내려받아 들을 수 있는 인터넷에 기반한 라디오 서비스입니다.

일부에서는 다른 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주류였던 팟캐스트가 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새로 주목받고 있으며 '시리얼'의 히트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을 내놓고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컴퓨터에 다운받은 팟캐스트를 MP3 플레이어에 따로 옮겨담아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클릭 한번으로 가능해져 청취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뉴욕매거진은 라디오 매체에 대한 꾸준한 수요와 저렴한 제작비 등에 주목하며 최근 팟캐스트 열풍을 두고 '팟캐스트 르네상스'라고 표현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도 2000년대 초반 등장했지만 웹비디오같은 새로운 매체에 밀렸던 팟캐스트의 시장 가치가 새로 주목받으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