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의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러시아가 내후년 미국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통해 오는 2016년 미국 워싱턴과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는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의 의미가 작은 편이고 미국이 정상회의에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면서 다른 참가국의 견해를 무시한다는 점을 불참 이유로 꼽았다.
외무부는 논평을 통해 "미국이 제안한 핵안보정상회의 준비 구상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이 구상은 이전 회의 개최국들인 미국과 한국, 네덜란드 등에 특별한 권리를 주고 다른 참가국들은 공개적으로 차별하면서 결의문 초안 작성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계획한 대로 자의적으로 구성된 제한된 수의 전문가 그룹이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터폴 등과 같은 국제기구를 위한 지침 문서를 준비하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무부는 "미국이 제안한 정상회의 준비 시스템은 주최 측이 제시하는 모든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 국가들의 의견이 회의의 주요 결과물이 될 국제기구들의 활동 계획 입안 과정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러시아는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준비 행사들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 같은 해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고위급 회담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외무부는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의 이 같은 발표는 2016년 미국 핵안보정상회의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러시아 측은 지난 3일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준비회담에도 불참했다.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의 불참을 확인하면서도 미국과 러시아가 앞으로도 핵 안보 문제를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시리아의 화학무기 제거, 이란과 주요 6개국(P5+1)의 핵협상에서 핵 안보와 비확산을 위
핵안보정상회의는 지난 2010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처음 열렸으며 2012년 서울, 올 3월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됐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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