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오는 2030년까지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최소 40% 줄이기로 합의했다.
또 2030년까지 EU가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량의 최소 27%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에너지 효율도 27% 높이기로 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이같은 목표에 합의했다고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밝혔다.
EU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20% 줄이겠다고 설정한 기존 감축 목표를 거의 달성한 상태다.
반롬푀이 의장은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세계에서 가장 야심 차고 비용 대비 효율적이며 공정한 기후 에너지 정책이 합의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와 주민 건강, 내년에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총회, 지속 가능한 일자리, 에너지 안보와 경쟁력을 위해 좋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코니 헤데가르드 EU 기후변화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이 경제 대국과 다른 모든 나라에 강한 신호를 보냈다"면서 "우리가 과제를 마쳤으니 다른 국가들도 유럽의 사례를 보고 따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의 이번 획기적인 합의는 28개 회원국 간의 8시간에 걸친 힘겨운 회담 끝에 도출됐다.
이는 내년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총회를 앞두고 미국이나 중국 등 각국이 감축 목표량을 설정하는 데에도 선례가 될 전망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을 두고 EU 회원국 간 입장 차는 컸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 의존도가 높은 폴란드를 비롯한 중부와 동부 유럽 국가는 탄소 배출량 감축이 경제 성장을 느리게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롬푀이 의장은 가난한 회원국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EU가 기금 지원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폴란드 석탄 화력 발전소 현대화 사업에 수억 유로를 지원하는 등 8개 EU 회원국에 자금 지원 등을 할 계획이다.
EU 합의안에는 내년 파리 기후변화 총회에서 다른 국가들이 적절한 감축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EU가 새 감축 목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감축노력이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세계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유럽에서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이 늦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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