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참혹한 인권 유린 실태를 조사한 유엔이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려하자 북한이 대화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현장 실사하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놨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수용소에서 강제 노역을 하고,
굶어 죽고, 고문당하고.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북한 주민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 유엔 북한 인권 조사위원회는 지난 2월 첫 공식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 인터뷰 : 마이클 커비 / 북한 인권 조사위원장 (지난 2월 17일)
- "북한은 슈프림 리더(수령)가 모든 걸 결정하는 사회입니다. 김정은에게 반인도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후 커비 위원장은 북한이 인권을 개선한 증거가 없다며, 김정은의 국제형사재판소, ICC 회부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보고서를 전면 거부했던 북한은, 김정은의 ICC 회부 움직임이 계속되자 돌연 대화를 제의했습니다.
장일훈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어제(22일) 미국의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뇌부를 걸고 드는 데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 대화하자, 협력하자"고 말한 것입니다.
장 차석대사는 정치범수용소는 조작이라며 존재 자체를 부인하면서 현장실사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어제(22일) 억류했던 미국인을 석방하며 미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보인 데 이어 유엔에도 대화 제의에 나선 북한.
40일 동안 잠적한 김정은이 다시 나타난 이후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