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16일(현지시간) 정부와 학생 시위대 간 대화가 다음 주 초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렁 행정장관은 이날 오후 관저인 예빈부(禮賓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와 적극적으로 대화할 의지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빈과일보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렁 행정장관은 "대학 총장들이 대화를 주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차례 대화로는 정치적 이견을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여러 차례 대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화 목적은 '1인 1표' 선거 제도의 2017년 시행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홍콩 기본법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의결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렁 행정장관은 또 홍콩 정부가 시위대와의 대화 시도와 함께 차량 통행 재개 등 질서 회복, 연내 선거제도 개혁 관련 2차 논의 착수 등 3가지 부문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렁 행정장관이 시위대와의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은 오는 20일 예정된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18기 4중전회)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학생 측과의 대화를 하루 앞둔 9일 대화를 전격 취소했으나, 레이먼드 탐(譚志源) 정치제도·본토사무국장이 15일 오후 "학생 시위대 측과 대화하기 위해 중재자를 통해 연락하고 있으며 조만간 대화가 이뤄지
이에 대해 알렉스 차우(周永康) 비서장은 15일 밤(현지시간) "정부와의 대화 창구는 항상 열려 있으며 경찰의 시위대 폭행 의혹이 대화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정부와 시위대 간 대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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