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민수용소에 장기 억류된 난민 4명 중 1명이 자살을 시도했거나 그럴 조짐을 보이는 등 심각한 정신적 불안증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자체적으로 입수해 분석한 자료에 근거해 멜버른과 시드니 인근 수용소에 5년 이상 장기 억류된 난민 44명 중 최소 11명이 자살을 시도했거나 그럴 조짐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장기 억류로 인한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의 증세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3분의 2 이상이 상담이나 심리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호주 당국에 의해 난민으로 인정됐으나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호주안보정보기구(ASIO)가 '안보상의 이유'로 사회로 내보내지 않고 수용소에 장기간 억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26명은 멜버른 인근 브로드메도우 수용소에, 나머지 18명은 시드니 인근 빌라우드 수용소에 억류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대다수는 스리랑카 내전을 피해 호주로 망명온 타밀족들이며 나머지는 미얀마, 이란, 쿠웨이트 등지에서 온 난민들로 알려졌다.
유엔은 지난해 8월 난민들에 대한 호주 정부의 장기 억류 조치가 140개 이상의 국제법과 난민협약 위반이라며 시정을 권고했으나 호주 정부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이 없
벤 사울 시드니대 법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대로 된 재판이나 기소 절차도 없이 난민들을 수용소에 장기 억류하고 있다"며 "이는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처사이며 법이 미치지 않는 '호주의 관타나모 수용소'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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