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정정 불안에 휩싸였다. 나와즈 샤리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의 시위가 시간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사 쿠데타까지 우려하고 있다.
야당인 테흐리크-에-인사프(PTI)를 이끄는 임란 칸은 17일(현지시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샤리프 총리에게 이틀을 주겠다"며 "이 안에 사임하지 않으면 시민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총리가 물러날 때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불복종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칸은 지난해 5월 샤리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총선 승리가 조작된 것이라며 내각 총사퇴와 재선거를 주장해왔다. 전날 야당 파키스탄인민운동(PAT) 지도자인 타히룰 카드리도 "정부는 48시간 내에 의회를 해체하고 법 앞에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정부는 이들과 협상하겠다는 테도를 보였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재무장관은 이날 "칸과 카드리의 모든 법적 요구를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며 협상의사를 밝혔다.
야당 지도부가 샤리프 총리 퇴진을 재차 촉구하는 가운데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전직 국회의원인 아야즈 아미르는 "정치인들이 행동에 실패하면 누군가는 행동해야 한다"며 "그래서 군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도심 일대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폭동진압 경찰들이 외국 대사관들을 비롯해 주요 건물과 도로들을 봉쇄했다.
한편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아프간과의 국경에 자리잡은 페슈와르의 지역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 물품 교역에 의존했던 페슈와르 경제에 구멍이 나기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1년 미국이 아프간 텔레반과 전쟁을 개시하면서 페슈와르 지역경제는 호황기를 맞이했다. 공급업자들이 미군에 물품을 댔고, 이로 인해 트럭 운전사 등 많은 일자리가 생겼다. 하지만 올초 미군이 철수하자 페슈와르의 경제에 공백이 생겨난 셈이다.
미군
[김덕식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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