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전달할 구호물품을 실은 러시아 트럭 행렬이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구호물자를 실은 차량 행렬은 이날 아침 러시아 남서부 도시 보로네슈를 출발해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도시인 벨고로드로 향했다. 보로네슈와 벨고로드 간 거리는 약 250km로 차량 행렬은 오늘 중에 벨고로드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과 식수, 의료용품 등 약 2000t의 구호물자를 실은 287대의 러시아제 카마즈트럭으로 구성된 차량 행렬은 전날 이른 아침 모스크바 근교를 출발해 늦은 밤 보로네슈에 도착했다. 이후 운전사들이 휴식을 취하고 차량에 주유를 한 뒤 이날 아침 다시 벨고로드로 출발했다.
그러나 차량 행렬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입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차량 행렬이 자국 영토로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트럭들이 국경에서 짐을 내려 통관 절차를 밟아야 하고 뒤이어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지원 물자를 인수받아 자체 임대한 차량으로 지정된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그러나 차량 행렬의 국경 통과와 우크라이나 내 운송을 계속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저녁 발표한 논평에서 "우크라이나와 국제적십자위원회와의 합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구호물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차량 행렬 이동과 통관 등의 절차에 대해 사전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이었다.
외무부는 "지원 물자가 우크라이나 측과 합의한 벨고로드-하리코프 국경검문소를 통과할 것"이라며 "이후 차량 행렬은 국제적십자위원회의 감독하에 이동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같은 러시아 측의 주장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 안드레이 리센코는 "국제적십자위원회 전문가들이 일주일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주민들의 구호물자 수요를 파악해야 한다"며 "구호물자의 수량과 목적지, 운송 경로 등이 정해지지 않는 한 물자는 우크라이나에 들어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제네바의 국제적십자위원회도 BBC 방송에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는 러시아 구호물자 행렬은 전적으로 러시아 측의 주도로 출발했으며 적십자위원회는 이 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구호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구호물자 지원 추진은 우크라이나 상주를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