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사상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터키 중앙선거관리위원회(YSK) 사디 규벤 위원장은 이날 오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정의개발당(AKP) 후보인 에르도안 총리가 과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11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터키 민영방송 NTV와 CNN튜르크 등은 개표상황을 자체 집계한 결과 에르도안 총리가 51.8%를 득표해 1차 투표의 당선 요건인 과반 득표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양대 야당인 공화인민당(CHP)과 민족주의행동당(MHP)이 추대한 에크멜레딘 이흐산오울루 호보의 득표율은 38.5%, 제3 야당인 쿠르드계 인민민주당(HDP)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대표는 9.8%로 각각 집계됐다.
의원내각제인 터키는 지난 2007년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하고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으며 1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총리는 53∼55%의 지지율을 보인 바 있어 이번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에르도안 총리는 2003년 취임한 이후 2차례 연임해 11년간 터키를 통치해 왔으며, 이번 대선에 당선되면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개헌 이전이라도 내각회의 주재권 등 현행 헌법상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행정수반으로서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혀 그의 당선은 곧 '준(準) 대통령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밤 당선 수락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한 시대를 닫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며 대통령제 개헌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는 수도 앙카라의 정의개발당 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 수천 명을 향해 "여러분은 중재자를 통해 대통령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대통령을 뽑았다"며 "오늘 국민이 다시 한번 승리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슬람과 세속주의 간 대립, 종파 간 갈등 등 사회 분열이 심화한 것과 관련해 "오늘부터 새로운 화해의
이흐산오울루 후보는 개표 결과가 나오자 "총리에게 축하를 보내며 성공을 기원한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오는 28일 취임식 이전 총리직에서 사퇴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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