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물증을 공개했다. 또 러시아에 개입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한층 강화했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 영내의 로켓포와 곡사포들이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발사된 증거로 우크라이나 정부군 진지 주변에 생긴 포탄 구덩이들 등을 들며 반군이 우크라이나 영내에서 러시아가 공급한 중포를 사용한 증거라고 주장하는 위성사진 4장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제공해 국무부를 통해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것이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촬영 시점은 말레이시아 항공사 여객기가 격추된 이후인 지난 21일과 26일 사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24일 러시아가 반군 지원을 위해 국경 너머에서 야포를 발사했으며 조만간 반군에 강력한 다연장 로켓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하지만 위성사진 공개 전까지는 그 근거를 "정보당국이 입수한 첩보'라고만 밝혀왔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중상모략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강력히 버티고 섰다. 위성 사진 공개는 러시아의 책임을 밝혀내 유럽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취하도록 설득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노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러시아가 반군에 대한 중무기 공급을 포기하게 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공개된 사진 중 1장은 우크라이나 정부군 진지 주변에 생긴 수십개의 포탄 구명을 보여주면서 로켓포탄은 11㎞ 이상을 날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 더해 있다.
또다른 사진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향하는 러시아 영내의 다연장 로켓포들이 발사되면서 땅이 팬 흔적을 보여주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 부대 주변의 포탄 구덩이들은 로켓포에서 발사된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됐다.
러시아 군부대에서만 사용하는 자주 곡사포가 우크라이나 정부군 진지를 겨냥하고 있다는 설명이 붙은 사진도 이날 공개된 4장의 사진 속에 포함됐다.
한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가 즉시 반군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고
러시아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대해 러시아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이 국경 초소 두 곳을 시찰토록 초청했다고 말하면서 미국이 OSCE의 활동을 방해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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