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최대 은행의 채무상환 지체와 지주사 회계 부정으로 유로 위기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주요 외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최대 은행인 방코 에스프리토 산토(BES)의 모기업 에스프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은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 고객들에게 판매한 일부 단기 이표채에 대한 상환을 미룬 것으로 드러났다.
ESI는 13억유로(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부정회계도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BES 주가는 17%가 넘게 폭락했고 포르투갈 증권거래소는 BES를 거래 정지시켰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 5월 포르투갈이 너무 일찍 구제에서 졸업해 내실을 다질 시간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마켓워치는 10일(현지시간) "포르투갈이 너무 일찍 구제에서 졸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보도했고, AP는 "유로 금융시장이 다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BES 사태로 전반적인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성명에서 "(포르투갈은) 위기 타개 능력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포르투갈 금융 시스템에 "여전히 허점이 있다"고 경고했다.
BES의 위기는 남유럽 채권 시장으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BES 파동으로 포르투갈 채권 10년 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0.21% 오른 4.01%를 기록했다. 그리스 10년 물도 0.2%포인트 이상 상승해
채권 수익률 상승은 시세 하락을 의미한다.
포르투갈 당국은 BES 사태가 "지주회사에 한정된 것으로 은행 업무에는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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