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14일(현지시간) 개시됐습니다.
유권자 1천200만명을 대상으로 한 투표는 이날 오전 7시께 전국에 마련된 6천300여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투표는 오후 4시께 종료되지만 투표소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습니다.
결선투표는 지난 4월 5일 후보 8명이 나선 가운데 치러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실시되는 것입니다.
당시 투표에서 45.0%를 얻어 1위를 차지한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과 31.6%로 2위에 오른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이 결선에서 맞붙었습니다.
결선투표 역시 탈레반의 방해공격 위협 속에 시작됐다. 당국은 투표소마다 군경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도 카불에 마련된 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취재진에 "아프간 국민은 오늘 평화, 발전, 안정을 위한 또 다른 한 걸음을 내디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투표 개시 후 탈레반측 공격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투표 개시 직후 카불공항 부근에 로켓포 2발이 발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아프간군은 아무런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우세'를 보이는 압둘라 후보는 지난 6일 수도 카불에서 유세차량 행렬에 대한 폭탄테러를 당해 12명이 숨졌지만 자신은 무사했다. 배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탈레반 소행일 가능성이 큽니다.
결선투표 잠정결과는 내달 2일, 최종결과는 같은달 22일 각각 나올 예정입니다.
결과가 늦게 나오는 것은 산악지대가 많은 아프간에선 당나귀로 투표함 등을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1차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부정행위가 많이 발생하면 결과 발표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결선투표가 큰 혼란 없이 마무리되면 아프간에선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교체가 이뤄집니다.
대선 당선자는 2001년 말 미국 침공으로 탈레반 정권이 물러난 이후 줄곧 집권해온 카르자이 대통령의 뒤를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1차 투표에선 700만명이 참가해 60%에 육박했으나 이번에는 탈레반 공격우려로 40%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또 결선투표 결과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리면 패자 지지자들의 결과수용 거부로 정국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