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하원이 11일(현지시간) 후안 카를로스 국왕의 퇴위를 압도적 지지로 승인했다.
하원은 이날 퇴위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99표, 반대 19표, 기권 23표로 가결했다.
동의안은 오는 17일 상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의회의 승인 절차는 지난 1978년 프랑코 총통 사후 채택된 헌법에서 정한 절차다.
올해 46세인 펠리페 왕세자는 상원의 승인이 이뤄지면 오는 19일쯤 의회에서 펠리페 6세로 즉위할 전망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입헌군주제는 국가의 단합을 보여주는 최고의 상징이며 스페인 국민도 이를 원하고 있다고 말하며 가결 처리를 촉구했다.
이날 표결에서 집권 보수당인 인민당과 제1야당인 사회당, 중도파인 UPyD 등은 지지했다. 반면 좌파당과 지역당은 군주제 존속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연합좌파 소속 의원 11명은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일제히 기립해 "당장 국민투표를 실시하라"고 적힌 흑백 깃발을 들고 있었다. 연합좌파는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왕의 승계 동의안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부결됐다.
지난 2일 카를로스 국왕이 재위 39년 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직후 수도 마드리드와 몇몇 도시들에서는 수천명의 시민이 모여 국민투표를 요구한 바 있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중도좌파 성향의 일간지 엘 파이스가 지난 8일 보도한 여론 조사 결과에
또 국민투표가 당장 실시된다면 49%가 펠리페 6세를 국왕으로 한 군주제에 동의할 뜻을 보였고 36%는 공화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