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인기 없는 국왕의 자진 퇴위와 왕자의 양위가 경제난과 겹쳐 대중들의 분노를 촉발시키면서 군주제 폐지 시위로 확대됐다.
다수의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공개적으로 군주제의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에 가세했다.
1975년 왕위에 후안 카를로스(76) 국왕은 재위 39년 만에 아들인 펠리페 알폰소(46) 왕세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밝혔다.
어려운 스페인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을 하는 등 부적절하게 처신해 인기가 급락한데다 고령과 건강악화, 딸 부부의 공금횡령 등 잇따른 추문으로 인해 퇴위를 결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계속된 장기침체에 20%를 넘어선 실업률 등이 맞물려 '우리에게 왕이 꼭 필요한가'란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페인 전역 60여 개 도시에서는 군주제 폐지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는 2만명(경찰추산)이,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엔 수천명이 모여 "스페인의 내일은 공화국", "왕 없는 개혁"과 같은 구호들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스페인 외에 다른 유럽과 남미국가의 30여 개 도시에서도 이들에게 동조하는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온라인에서도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창당 넉 달 만에 5석을 확보해 급부상한 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우린 할 수 있다)도 트위터 등에서 국민투표를 지지하고 나섰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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