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사라졌던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풍경화가 스페인의 한 은행 대여 금고에서 발견됐다고 10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 등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스페인 세무 공무원들이 세금 체납자 소유의 금고를 압류해 조사하던 과정에서 고흐의 작품으로 보이는 풍경화 한 점을 찾아냈습니다.
이 풍경화는 고흐가 프랑스 프로방스의 생 레미 정신병원에 머물던 시절인 1889년 작품 '사이프러스, 하늘, 들판'으로 보인다고 국세청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높이 35㎝에 폭 32㎝ 크기의 작품에는 초승달이 뜬 하늘 아래에 서있는 사이프러스(측백나무)의 모습이 고흐 특유의 떨리는 듯한 붓 터치로 담겨 있습니다. 또 뒷면에는 네덜란드 레이크스 미술관(1944년 4월8일자)과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박물관(1974년 4월10일자) 등 이 작품이 거쳐온 유럽 미술관 세 곳의 인장이 찍혔다고 엘문도는 설명했습니다.
이 작품의 진품 여부에 대한 스페인 문화부 등의 공식 확인 절차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술품 전문가 두 명은 레이크스 미술관의 인장이 나치 독일 점령기 이 미술관에서 사용하던 것과 일치한다면서 작품 역시 진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엘문도는 전했습니다.
고흐의 이 풍경화는 40년 전 빈 미술사박물관에 있었으나 그 이후로는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문제의 작품이 스페인 은행 금고로 오게 된 경위와 도난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림이 발견된 은행 금고의 주인은 외국의 한 부호가 2010년 이 작품을 구입했으며 자신은 단순히 보관만 했다고 주장했다고 엘문도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