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헌법재판소는 7일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지난 2011년 타윈 플리안스리 전 국가안보위원회(NSC) 위원장을 경질한 것에 대해 권력남용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헌재 결정으로 잉락 전 총리는 관련법에 따라 즉각 총리직을 상실했다. 이로써 태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헌재는 잉락 전 총리가 지난 2011년 타윈 전 위원장을 경질함으로써 공무와 개인적 이해관계가 충돌을 빚었다고 밝혔다.
잉락 총리는 타윈 전 위원장을 전보 조치한 뒤 당시 경찰청장을 NSC 위원장으로 발령냈다. 이에 따라 공석이 된 경찰청장에는 그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처남이 임명됐다.
해외도피 중인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총리는 지난 2011년 총선에서 승리해 취임한 뒤 권력쟁탈전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태국 정부를 약 2년 반 동안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탁신 전 총리의 사면과 귀국으로 이어질 뻔했던 포괄적 사면을 추진하다 반(反)탁신 진영의 반발에 부딪혀 지난 6~7개월 동안 퇴진 압력에 시달려왔다. 결국 헌재 결정으로 낙마하게 됨 셈이다.
잉락 총리가 물러남에 따라 태국은 친정부 진영의 대대적인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반탁신 진영과 친정부 진영이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친정부 진영은 헌재가 잉락 총리의 직위 상실을 초래할 결정을 내릴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하고 헌재가 그 같은 결정을 내리면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헌재와 법원 등 사법부는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 이후 친탁신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권한이 대폭 강화됐다. 또 기득권 계층 출신의 반탁신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도 헌재 결정을 앞두고 결전의 날이 왔다며 지난 5일부터 방콕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는 14일 '최후의 시위'를 열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헌재는 이번에 잉락 총리뿐 아니라 타윈 전 위원장에 대한 인사 조치 결정 당시국무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각료 9명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현재의 과도 내각이 모두 물러나지는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재의 과도 정부는 유지돼 정부 부재나 권력 공백 상황은 피하게 됐으며 남은 각료 중 수석이 총리직을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 정국 속에 현재까지 25명이 숨지고 700여 명이 다쳤으며 반정부 진영은 현 정부 퇴진 후 중립적 인사를 과도 총리로 임명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치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상태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