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공을 들여온 중동 지역과 최근 순방을 마친 일본 관련 정책에서 모두 걸림돌을 만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분석기사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구상과 야심을 항구적인 정책으로 현실화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 일본과 중동의 상황에서도 이런 문제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일본에서는 '아시아 중시 외교'에 기반이 될 일본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에 실패했으며 중동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이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통해 미·일 양국은 변함없는 동맹관계를 드러냈지만 양측 모두 정치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기간 미국은 일본과의 TPP 교섭에서 돼지고기 등 농산품에 대한 보호관세 철폐 등을 둘러싸고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TPP와 관련해 미국 의회에서도 만만치 않은 반대여론을 뛰어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자국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협상안을 가지고 일본에 양보를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아시아정책 고문이었던 마이클 J. 그린은 NYT에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은 일본과 일단 협상을 성사시켜 놓고 '대단한 협정을 맺었으니 승인해 달라'고 의회에 조르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스즈키 노부히로 도쿄대 농학과 교수도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TPP에서) 큰 양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일본인이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동에서도 비슷한 정치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가장 야심 찬 외교정책 가운데 하나인 이란과의 핵협상은 여전히 논의과정 중에 있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집권당 파타와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의 공동정부 수립 선언으로 위기에 놓였다.
전날 파타가 주축이 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하마스가 관계회복과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하자 이스라엘은 당일 평화협상 회의를 취소한 데에 이어 24일 협상 자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부정하는 하마스와 손잡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 정부 수반에 유감을 표시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해 이 문제를 논의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협상 중단을 막지 못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INSS)의 슐로모 브롬 연구원은 "앞으로 벌어질 일은 뻔하다"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무너뜨리지 않을 만큼의 제재를 가하고 팔레스타인은 반발하는 등 이전까지 되풀이된 일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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