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뒤 미국은 공항 보안을 강화해 비행기를 탈 때마다 이중삼중의 검색을 거쳐야 하는데요.
15살 소년이 여객기 바퀴 공간에 올라타 얼어 죽을 뻔했지만 아무도 눈치를 못채 비판의 목소리가 거셉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국제공항 활주로.
철조망이 깔렸고, 곳곳에 감시 카메라를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15살 소년이 담을 넘어 활주로를 배회하는데도 제지는 없었고, 소년은 하와이로 향하는 여객기의 바퀴 격납고에 숨어들었습니다.
이 소년은 4년 전 소말리아에서 미국으로 왔고, 소말리아에 남아 있는 어머니를 보기 위해 위험한 비행에 나섰습니다.
영하 60도가 넘는 추위와 산소 부족으로 대부분 목숨을 잃지만, 소년은 일종의 동면 상태에 빠지며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 인터뷰 : 에마뉴엘 / 학교 친구
- "정말 충격적인 일이지만, 멀쩡하다니 천만다행이에요."
안타까운 사연으로 소년은 형사처벌을 면했지만, 정작 비판의 화살은 연방교통안전국을 향했습니다.
9·11 테러 뒤 항공 보안 업무에 쏟아 부은 예산은 8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83조 원입니다.
소년이 7시간 넘게 제한구역에 머무르는 동안 보안 시스템은 전혀 쓸모가 없었습니다.
▶ 인터뷰 : 리키 / 캘리포니아 주민
- "누구든 쉽게 폭탄을 설치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보안에 난 심각한 구멍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테러리스트였다면 끔찍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헛돈만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