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이 더 큰 위협이다."
지난 2월 미국의 경제대통령인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자리에 오른뒤 처음으로 뉴욕을 찾은 자넷 옐런 의장이 경기부양적인 제로금리 등 초완화 통화정책을 상당기간 지속해야 하는 이유로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꼽았다. 16일 뉴욕경제클럽이 맨해튼 매리어트마키스 호텔에서 주최한 강연회에 참석한 옐런 의장은 "연준 양적완화 등 초완화통화정책으로 인해 소비자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보다 과도하게 낮은 인플레이션이 더 큰 걱정거리"라며 이날 연설 시간의 대부분을 '왜 연준이 저금리기조를 유지해야하는지'에 할애했다. 옐런 의장은 "디플레이션까지는 아니더라도 장기간에 걸친 매우 낮은 인플레이션 역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장기화되는 저인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침체를 가져오는 디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에 커다란 위협이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경제주체들이 추가적인 물가하락에 방점을 찍기 때문에 되돌리기 쉽지 않다. 디플레이션에 따른 물가 하락은 상품값 하락 압박으로 이어져 기업실적이 나빠지고 결국 일자리까지 위협,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연결된다.
저인플레이션과 함께 고용시장에 여전히 슬랙(slack.완전고용과 현재 고용수준과의 차이)이 있는 점도 초저금리기조를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배경으로 지목했다. 옐런의장은 "단순히 실업률이 낮아지는 것만으로는 고용시장이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며 "노동시장 참가율이 떨어지고 정규직을 원하지만 시간제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점등 여전히 고용시장 회복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얼마동안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게 유지할지와 관련, 옐런 의장은 "고용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목표치에 미달하면 할수록 그리고 연준 목표치에 접근하는 속도가 느리면 느릴 수록 현재 (제로수준의) 연방기준금리가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옐런의장은 "연준이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2중 임무(듀얼 맨데이트)를 앞으로 2~3년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으로 2~3년간은 연준이 초저금리 등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연준은 실업률 5.2~5.6%선을 완전고용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이날 옐런 의장이 초저금리 유지 필요성을 조목조목 설명한 것과 관련, 물가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맞춘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옐런 의장의 미국 경제 진단은 긍정적이었다. 옐런의장은 "최근 수개월간 일부 지표가 뚜렷한 약세를 보이면서 이같은 지표가 미국 경제전망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만한 신호인지 여부를 파악했다"며 "(통화정책결정기구인)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위원들은 최근 좋지 않은 지표가 상당부분 미국전역에 몰아닥친 유례없는 한파 등 날씨탓이라는데 대체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날씨요인때문에 1분기초에 미국경제가 주춤했지만 회복세가 기조적으로 변한것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날 나온 베이지북도 미국경제가 최근 수주간에 걸쳐 한파영향에서 벗어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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