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거주 한인, 맥도널드에 103억 소송 "직원에게 맞았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60대 한인이 맥도날드 직원에게 맞았다며 거액의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뉴저지의 법무법인 김앤배에 따르면 60대 A씨는 맥도날드 본사와 뉴욕지사, 퀸즈 매장의 루시 사자드 매니저, 성명 불상의 관계자 등을 상대로 1000만달러(약 103억달러)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뉴욕주 퀸즈카운티 법원에 제출했다.
소장에 따르면 A씨는 일요일이던 지난 2월 16일 오후 맥도날드 매장을 찾았고 당시 계산원은 4명이 있었으나 3명은 웃고 떠드느라 1명만이 손님을 상대했다.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A씨가 커피를 주문하면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말하자 계산원 뒤에서 이 말을 들은 사자드가 "당신 같은 사람에겐 커피를 팔지 않는다. 가게에서 나가라"고 재차 소리쳤고 A씨가 "알겠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현장 상황을 촬영하려 하자 사자드는 1.5m 길이의 빗자루를 들고 나와 A씨를 향해 내리쳤다. 이로 인해 A씨는 오른손을 다치고 휴대전화가 망가졌다.
누군가의 신고로 매장에 출동한 경찰은 CCTV 화면과 다른 손님들의 증언을 통해 사자드를 현장에서 체포했으며 경찰서로 연행했다. 그는 조사를 거쳐 폭력(중범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사자드의 폭행으로 손가락을 다쳐 한동안 본업인 도배 일을 할 수 없었고 부당한 대우에 따른 모멸감과 수치심으로 지금도 심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린다고 소장은 전했다.
김앤배는 사건 당시 매장에 아시아계 손님이 A씨 밖에 없는 상황에서 책임자인 사자드가 당신 같은 사람(people like you)이란 표현을 쓴 것은 특정 인종에 대한 증오 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이 발생한 맥도날드 매장은 한달 전인 지난 1월 한인 노년층 고객과 갈등을 빚으며 사회적 논란을 촉발시켰던 매장에서 불과 1㎞ 정도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배문경 변호사는 "한인들이 왜 이렇게 자꾸만 당하고 사는지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며 "한달 전 사건 때 제대로 대처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좋은 게 좋다'며 대충 끝내다 보니 재발했다. 강력한 법적 대응을 통해 경종을 울리지 않고서는 계속 당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배상액을 1000만달러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돈을 떠나서 모든 사람은 인격적으로 대우받을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원칙을 확인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약 30년 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는 미국 시민권자다.
[매경닷컴 속보부]